폐교에 깃든 청송의 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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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교에 깃든 청송의 서화

오래된 학교에 머문 예술

가을이 깊어진 경북 청송군 진보면 신촌리의 군립 청송야송미술관에 지역 예술인들의 작품이 한자리에 모였다. 푸른 산과 정겨운 마을 풍경을 품은 이곳에서는 2026년 제32회 청송군서화예술전시회가 10월 2일부터 14일까지 열렸다.

이번 전시는 사단법인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청송지회가 주최하고 청송군이 주관한 지역 문화예술 행사다. 지역 예술인들이 오랜 시간 다듬은 창작의 결실을 주민과 여행객에게 선보이며, 청송에서 이어져 온 서화예술의 흐름을 가까이에서 살펴볼 수 있도록 마련됐다.

폐교에서 문화공간으로

군립 청송야송미술관은 청송 출신 한국화가 야송 이원좌 화백의 예술세계를 기리는 문화공간이다. 폐교된 신촌초등학교를 새롭게 단장해 2005년 4월 29일 문을 열었다. 아이들이 공부하던 학교가 작품을 감상하고 지역 문화를 나누는 미술관으로 다시 태어난 것이다.

옛 학교의 흔적이 남은 건물과 현대적인 전시관은 한 공간 안에서 나란히 자리한다. 과거의 학교가 지닌 정겨운 분위기와 미술관의 차분한 전시 환경이 어우러지면서, 관람객은 작품뿐 아니라 공간이 지나온 시간도 함께 마주하게 된다.

미술관을 대표하는 작품은 야송 이원좌 화백의 청량대운도다. 가로 46m, 세로 6.7m에 이르는 초대형 산수화로, 웅장한 자연의 모습을 거대한 화폭에 담았다. 작품의 크기와 산수의 흐름은 야송 이원좌 화백의 예술세계를 보여주는 핵심 요소다.

필획과 먹으로 전한 마음

서예와 문인화 등 서화예술은 글씨의 필획, 먹의 짙고 옅음, 비워 둔 여백을 통해 작가의 생각과 정서를 전한다. 겉으로는 간결해 보이는 한 글자와 한 획에도 오랜 시간 이어진 연습과 집중, 작가의 정성이 담긴다.

전시장에서는 작품마다 다른 필선과 화면 구성을 차분히 비교해 볼 수 있다. 힘 있게 뻗은 획과 부드럽게 이어지는 먹선, 글과 그림 사이에 놓인 여백은 저마다 다른 인상을 남긴다. 빠르게 지나치기보다 한 작품씩 천천히 바라볼수록 서로 다른 표현 방식과 예술적 시선이 또렷하게 드러난다.

올해 32회를 맞은 전시회는 청송의 문화예술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자리다. 지역 예술인에게는 창작의 결과를 함께 나누는 무대가 되고, 주민과 여행객에게는 생활 가까이에서 서화예술을 접하는 기회가 됐다.

가을빛 내려앉은 미술관 마당

미술관에 들어서면 넓은 잔디마당과 정갈하게 가꾼 나무들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마당에는 벤치와 정자, 산책길이 마련돼 있어 전시를 보기 전후로 잠시 걷거나 쉬어갈 수 있다.

파란 하늘 아래로 청송의 산 능선이 겹겹이 이어지고, 나뭇잎에는 조금씩 가을빛이 내려앉았다. 한때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가득했을 운동장은 이제 예술을 만나러 온 이들에게 여유를 내어주는 공간으로 바뀌었다. 옛 학교 건물과 주변 자연이 조화를 이루며 미술관 특유의 차분한 분위기를 만든다.

전시실에서 서화 작품을 살핀 뒤 마당을 걸으면 실내의 먹빛과 바깥의 가을 풍경이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작품 감상과 산책, 휴식을 한자리에서 경험할 수 있다는 점도 군립 청송야송미술관의 특징이다.

신촌약수로 이어지는 청송 풍경

미술관 인근에는 청송을 대표하는 약수 가운데 하나인 신촌약수가 있다. 톡 쏘는 독특한 물맛으로 알려진 곳으로, 약수터에서 물이 솟아오르는 모습도 살펴볼 수 있다.

주변 길가에서는 청송사과를 판매하는 가게들이 눈에 띈다. 붉게 익은 사과와 소박한 마을 풍경, 산으로 둘러싸인 길이 청송의 가을 분위기를 이룬다. 미술관에서 작품을 감상하고 잔디마당에서 쉬어간 뒤 신촌약수 주변까지 둘러보면 자연과 문화예술을 함께 만나는 동선이 완성된다.

화려한 시설을 앞세우기보다 지역의 자연과 예술, 마을의 일상을 차분하게 이어 보여준다는 점이 이 공간의 인상이다. 청송을 오가는 길에 미술관과 신촌약수를 함께 살펴보면 지역 예술과 가을 풍경을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전시와 미술관 관람 정보

전시명2026년 제32회 청송군서화예술전시회
전시 기간2026년 10월 2일부터 10월 14일까지
전시 장소군립 청송야송미술관
주최사단법인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청송지회
주관청송군
관람 시간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휴관일매주 월요일
관람료무료
주차미술관 앞 무료 주차장 이용 가능
미술관 위치경상북도 청송군 진보면 경동로 5162

제32회 청송군서화예술전시회는 지역 예술인의 정성과 청송의 자연이 어우러진 가을 문화예술 행사였다. 폐교를 되살린 미술관의 공간적 의미와 서화 작품의 깊이, 신촌리의 계절 풍경이 함께 펼쳐지며 청송 문화예술의 꾸준한 발걸음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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