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그린 의성의 숨결

아이들의 눈으로 다시 만나는 의성
경북 의성군 안계미술관에서 2026 의성미래교육지구 전시회 ‘풀벌레 소리 듣고 싶어요’가 열린다. 아이들이 생활하는 마을과 주변 자연을 직접 살피며 얻은 경험을 그림과 글, 관찰 기록, 목공예 등으로 풀어낸 자리다.
늘 걷던 길과 동네에서 마주하는 풀, 꽃, 나무, 새, 오래된 마을 풍경이 아이들의 시선을 통과해 새로운 이야기로 태어났다. 반듯하게 다듬어진 결과보다 아이들이 무엇을 보고 어떤 생각을 품었는지를 보여주는 작품들이 전시장을 채운다. 서툰 선과 눌러 쓴 글씨에도 마을을 향한 관심과 애정이 또렷하게 담겼다.
11개 마을학교 251명이 만든 전시
이번 전시에는 구천, 금성, 단촌, 단북, 도동, 봉양온누리, 사곡, 안계, 의성가온, 점곡, 하봄 등 11개 마을학교의 아이들 251명이 참여했다. 전시장에서는 이들이 만든 작품 100여 점을 만날 수 있다.
마을학교별 활동 내용과 표현 방식이 서로 달라 작품을 살펴보는 흐름도 다채롭다. 야생화를 꾸준히 관찰해 남긴 기록, 주변에 사는 새를 찾아보고 알아가는 탐조 활동, 나무를 직접 만지고 다듬어 완성한 목공 작품 등이 전시됐다. 아이들이 마을에서 보고 듣고 경험한 시간이 구체적인 결과물로 이어졌다는 점이 이번 전시의 중심을 이룬다.
| 전시명 | 풀벌레 소리 듣고 싶어요 |
|---|---|
| 전시 성격 | 2026 의성미래교육지구 전시회 |
| 참여 규모 | 11개 마을학교 251명 |
| 작품 규모 | 100여 점 |
| 전시 기간 | 2026년 10월 16일까지 |
| 전시 장소 | 안계미술관 |
| 소재지 | 경상북도 의성군 안계면 안계시장길 47-1 1층 |
익숙한 단촌 풍경이 작품으로
단촌 마을학교 아이들은 마을을 바라보며 시를 쓰고 그림을 그렸다. 그렇게 완성된 단촌의 모습은 엽서와 이미지에 담겼다. 어른들에게는 익숙해 무심코 지나칠 수 있는 풍경도 아이들에게는 하나의 이야기이자 기억할 만한 장면이 됐다.
작품에는 아이들이 자신이 사는 마을을 궁금해하고 직접 걸으며 관찰한 과정이 드러난다. 눈으로 바라보는 데 그치지 않고 손으로 만지고 몸으로 느낀 경험이 글과 그림의 바탕이 됐다. 전시장을 찾은 단촌 마을학교 아이들은 자신의 작품이 전시장에 놓인 모습을 확인하며 한동안 작품 앞에 머물렀다.
아이들이 배우고 작품을 만드는 과정은 영상과 기록으로도 소개된다. 완성된 결과물뿐 아니라 관찰하고 질문하며 표현을 다듬어간 시간까지 함께 살펴볼 수 있도록 구성됐다. 마을이 놀이터이자 교실, 관찰 대상이자 작품의 주제가 되는 교육 과정을 한자리에서 확인할 수 있다.
관람객이 함께 완성하는 전시장
관람객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전시를 둘러본 뒤 마음에 드는 곳에 스티커를 붙이거나 아이들에게 전하고 싶은 응원과 전시 소감을 남길 수 있다. 작품을 보는 데서 끝나지 않고 감상을 표현하며 아이들의 활동에 답할 수 있는 방식이다.
씨앗공 만들기 체험도 진행된다. 전시장에서 만들어진 씨앗공은 2026년 10월 17일 점곡축제에서 산으로 보내질 예정이다. 작은 씨앗공을 만드는 활동이 전시와 축제를 잇고, 아이들이 바라본 자연의 의미를 현장 밖으로 확장한다.
풀벌레 소리에 담긴 회복의 바람
전시 제목인 ‘풀벌레 소리 듣고 싶어요’는 산불의 아픔을 겪은 지역에 다시 풀과 벌레, 소중한 생명이 돌아오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시작됐다. 아이들이 씨앗공을 던지며 품었던 바람은 마을과 자연을 다시 바라보는 작품으로 이어졌다.
이번 전시는 자연의 회복을 바라는 아이들의 마음과 마을에서 쌓은 배움의 시간을 함께 보여준다. 풀벌레 소리라는 친숙한 표현을 통해 자연이 되살아난 마을의 모습을 떠올리게 하고, 주변 생명과 환경을 세심하게 관찰한 기록을 전시장 안에 펼쳐 놓는다.
옛 목욕탕에서 만나는 현대 전시
전시 장소인 안계미술관은 오래된 목욕탕을 문화공간으로 바꾼 곳이다. 건물에 남아 있는 옛 목욕탕의 흔적과 현대적인 작품이 한 공간에서 어우러진다. 기존 공간의 기억을 간직하면서 새로운 문화 기능을 더한 구조가 어린이들의 작품과 독특한 조화를 이룬다.
전시장에서는 화려하거나 거대한 작품보다 아이들의 손길과 관찰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작품마다 표현 방식은 다르지만 마을을 자세히 살피고 자연의 변화를 기록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관람객은 아이들의 시선을 따라가며 평소 지나쳤던 의성의 풍경과 생명을 다시 살펴볼 수 있다.
10월 16일까지 이어지는 전시
‘풀벌레 소리 듣고 싶어요’는 2026년 10월 16일까지 안계미술관에서 열린다. 미술적 완성도를 평가하는 데 머물기보다 아이들이 어떤 마음으로 마을과 자연을 바라봤는지 살펴보면 전시의 취지를 더 분명히 이해할 수 있다.
작은 그림 한 장과 짧은 글 한 줄에도 아이들이 살아가는 지역의 모습이 담겼다. 11개 마을학교가 각자의 방식으로 기록한 의성은 익숙한 생활공간을 살아 있는 배움터로 보여준다. 전시는 아이들의 작품, 활동 영상과 기록, 관람객 참여 프로그램, 씨앗공 만들기를 통해 마을교육과 자연 회복의 의미를 차분하게 전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