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스틸아트의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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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스틸아트의 변신

철의 도시에서 만나는 특별한 조각전

포항에서 바다와 맛집을 둘러본 뒤 색다른 문화 공간을 찾는다면 포항시립미술관을 주목할 만하다. 미술관은 영일만의 풍경과 산책로를 함께 만날 수 있는 환호공원 안에 자리한다. 전시 관람을 마친 뒤 공원 주변을 천천히 걸을 수 있어 실내 전시와 야외 산책을 한 동선으로 이어가기 좋다.

포항은 철강산업을 기반으로 성장한 도시다. 2009년 개관한 포항시립미술관은 이러한 도시의 특징을 반영해 철과 금속을 활용한 예술 작품을 꾸준히 소개해 왔다. 포항의 산업적 배경이 예술적 표현으로 어떻게 확장되는지 살펴볼 수 있는 대표적인 시립 문화 공간이다.

포항시립미술관 관람 정보

구분내용
위치경상북도 포항시 북구 환호공원길 10
운영시간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동절기 운영시간11월부터 3월까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관람료무료
인근 장소환호공원과 영일대해수욕장

미술관은 포항의 주요 관광지인 영일대해수욕장과도 가깝다. 여행 일정에 미술관 관람을 포함하면 환호공원 산책과 영일만 주변 방문을 자연스럽게 연결할 수 있다.

변화하는 형상과 확장되는 조각

포항시립미술관에서는 2026 스틸아트기획전 RE Figure 변화하는 형상 확장되는 조각이 열리고 있다. 전시 기간은 2026년 9월 22일부터 2027년 1월 3일까지다. 작품은 포항시립미술관 제1전시실부터 제4전시실, 초헌 장두건관에서 관람할 수 있다.

이번 전시가 다루는 중심 주제는 형상이다. 사람과 자연, 사물처럼 익숙한 대상이 작가의 시선과 금속이라는 재료를 만나 어떤 모습으로 바뀌는지 보여준다. 같은 대상을 바라보더라도 작가마다 선택하는 재료의 성질과 제작 방식, 형상을 구성하는 방법은 서로 다르다.

전시 제목에 사용된 RE에는 대상을 다시 생각하고 다시 해석하며 새롭게 구축한다는 의미가 담겼다. 관람객은 익숙한 형상이 해체되고 다시 만들어지는 과정을 따라가며 금속 조각의 다양한 표현을 비교할 수 있다.

다섯 작가가 풀어낸 금속의 언어

이번 전시에는 김선혁, 소현우, 송진수, 유봉상, 이용재 작가가 참여한다. 다섯 작가는 모두 금속을 바탕으로 작업하지만 형상을 만들어 내는 재료와 기법, 작품에 담은 이야기는 뚜렷하게 구분된다. 전시실을 옮겨 다니며 작품을 살펴보면 하나의 재료가 얼마나 서로 다른 조각으로 확장될 수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구리선으로 완성한 이용재의 인물

이용재 작가는 가느다란 구리선을 촘촘하게 배치해 인물의 모습과 표정을 만들어 낸다. 단단한 금속이지만 얇은 선이 반복되면서 얼굴과 신체의 윤곽이 드러난다. 가까이에서는 구리선의 세밀한 배열이 눈에 들어오고, 거리를 두면 선들이 모여 하나의 인물 형상을 이루는 구성이 나타난다.

작품은 구리선이라는 재료의 물성과 인물의 표정을 함께 보여준다. 선 하나하나가 쌓이고 연결되면서 평면적인 드로잉과 입체 조각의 특징이 한 작품 안에서 교차한다.

식물과 인간을 잇는 김선혁의 조각

김선혁 작가는 식물의 줄기와 뿌리, 인간의 신체를 연결해 생명과 존재에 관한 이야기를 표현한다. 사람의 몸과 자연의 형상이 한데 이어지면서 어느 한쪽으로만 구분하기 어려운 모습이 만들어진다.

줄기와 뿌리처럼 뻗어 나가는 구조는 인간의 신체와 맞물린다. 관람객은 식물과 사람이 결합된 형상을 따라가며 작가가 금속으로 구성한 생명과 존재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다.

못으로 그려낸 유봉상의 풍경

유봉상 작가의 작품은 처음에는 그림처럼 보이지만 가까이 다가가면 촘촘하게 배치된 못으로 풍경을 표현했다는 점이 드러난다. 금속 못이 화면을 구성하는 기본 요소가 되고, 수많은 못의 배열이 하나의 풍경으로 이어진다.

회화처럼 보이는 화면과 금속 재료의 실제 질감이 함께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관람 위치와 거리에 따라 전체 풍경과 세부적인 못의 구조가 다르게 보이면서 금속을 활용한 독특한 표현 방식을 확인하게 한다.

스틸퀼팅으로 질문을 던지는 소현우

2층에서 만날 수 있는 소현우 작가의 작품은 작은 금속 조각을 이어 붙이는 스틸퀼팅 기법으로 제작됐다. 여러 조각이 연결되면서 관람객에게 익숙한 이미지와 캐릭터의 형상이 완성된다.

그러나 친숙한 겉모습만을 보여주는 작품은 아니다. 작가는 익숙한 이미지 안에 사회의 부조리와 폭력에 관한 이야기를 담았다. 자주 접했던 캐릭터가 금속 조각으로 다시 구성되면서 친숙함과 어색함이 동시에 나타난다.

와이어로 형상을 세운 송진수

송진수 작가는 철과 스테인리스 스틸 와이어를 선처럼 구부리고 이어 붙여 작품을 만든다. 그렇게 연결된 금속 선은 사람과 동물, 자동차 등 다양한 형상으로 확장된다.

와이어는 형상의 외곽과 구조를 드러내는 역할을 한다. 단단한 철과 스테인리스 스틸이 유연한 선처럼 이어지면서 익숙한 대상의 형태가 공간 안에 나타난다. 관람객은 금속 선이 어디에서 시작해 어떤 방향으로 이어지는지 살피며 작품의 구조를 따라갈 수 있다.

같은 금속 전혀 다른 표현

이번 전시의 핵심은 같은 금속을 사용해도 작가마다 전혀 다른 형상과 이야기를 만들어 낸다는 점이다. 구리선으로 구성한 인물, 식물과 신체가 연결된 조각, 못으로 표현한 풍경, 작은 금속 조각을 엮은 스틸퀼팅, 와이어로 만든 사람과 동물의 모습이 각 전시 공간을 채운다.

전시실을 차례로 이동하면 재료를 다루는 방식의 차이가 더욱 선명해진다. 금속은 가느다란 선이 되기도 하고 촘촘한 점처럼 배열되기도 하며, 작은 조각이나 입체적인 구조로 다시 만들어지기도 한다. 작품을 서로 비교해 보는 과정 자체가 이번 스틸아트기획전을 관람하는 중요한 흐름이다.

전시와 산책을 잇는 포항 문화 나들이

포항시립미술관은 실내에서 작품을 관람한 뒤 환호공원의 풍경과 산책을 이어갈 수 있는 장소다. 전시 공간에서는 철강도시 포항의 특징을 반영한 금속 예술을 만나고, 미술관 밖에서는 영일만 주변의 풍경을 바라볼 수 있다.

2026 스틸아트기획전은 철이라는 하나의 재료가 작가의 시선에 따라 얼마나 다채로운 형상으로 변화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무료로 관람할 수 있고 영일대해수욕장과도 가까워 포항 여행 중 문화예술을 함께 즐기려는 방문객에게 알맞은 실내 관람 장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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