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과 색으로 엮은 섬유예술의 울림

2026 귀비고 기획전 "빛을 짜고 색을 스미다" 개최
경상북도 포항시 연오랑세오녀 테마공원 내 귀비고에서 2026년 6월 12일부터 2027년 5월 30일까지 특별한 섬유예술 기획전이 열린다. 이번 전시는 "빛을 짜고 색을 스미다"라는 주제로, 연오랑세오녀 신화 속 빛과 비단의 의미를 현대 섬유예술로 재해석한 작품들을 선보인다.
포항은 바다와 철강 산업으로 잘 알려져 있지만, 천년의 신화와 예술이 공존하는 문화 공간으로서의 면모도 갖추고 있다. 귀비고는 2019년 개관 이후 처음으로 해외 작가를 초청한 국제 기획전을 개최하며 지역 문화예술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전시장과 체험 프로그램
귀비고 전시장 입구에는 신라시대 바닷가 마을을 재현한 초가집과 쌍거북바위가 자리해 방문객들에게 민속촌 같은 분위기를 제공한다. 전시실과 영상관, 교육 체험 프로그램을 위한 라운지 공간도 마련되어 있으며, 애니메이션, VR, 미디어 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고 즐길 수 있다.
전시 작품과 작가 소개
이번 전시에는 일본의 염색예술가 나카지마 타케시, 포항에서 활동하는 문혜경, 조원아 세 명의 작가가 참여했다. 각기 다른 문화와 예술적 감성이 "빛"이라는 공통 주제 아래 조화를 이루며, 점·선·면의 조형 언어를 통해 섬유예술의 따뜻한 질감과 시간성을 표현한다.
나카지마 타케시 - 점으로부터 색을 스미다
나카지마 타케시는 일본 전통 염색 기법인 '히키조메'를 활용해 색이 천천히 스며들고 번져가는 과정을 통해 자연과 시간의 아름다움을 담아낸다. 연오랑세오녀 신화 속 해와 달의 상징 중 달빛처럼 어둠 속에 스며드는 찰나의 아름다움을 작품에 녹여냈다.
조원아 - 선으로부터 빛이 울린다
조원아 작가는 종이 실을 이용한 독창적인 회화 작업으로 물리적 파동과 인간 내면의 의식을 시각화한다. 반복과 변형의 패턴 속에서 생성되는 공명의 흐름은 신화 속 해와 달이 서로를 비추고 울려 퍼지는 빛의 감각을 연상시킨다. 작품 표면은 시각적 착시와 물질적 긴장을 만들어내며, 정적인 화면 안에서 끊임없이 움직이는 빛의 울림과 시간의 흔적을 드러낸다.
문혜경 - 면으로부터 색으로 나를 짓다
문혜경 작가는 천을 박음질하고 콜라주하는 방식으로 색채 중심의 추상 회화를 구현한다. 전통 조선의 조각보에서 영감을 받은 작업은 다양한 색과 문양의 천 조각들을 이어 붙여 회화와 섬유미술, 오브제의 경계를 넘나드는 독창적인 조형 세계를 보여준다. 작품은 시간과 기억의 조각들을 섬세하게 직조하며 관람객에게 깊은 여운을 남긴다.
전시의 의미와 관람 안내
이번 전시는 단순한 시각적 감상을 넘어 관람객의 마음을 천천히 머물게 하며, 바쁜 일상 속 잊고 지냈던 여유와 자기 성찰의 시간을 제공한다. 연오랑세오녀 신화를 품은 공간에서 해와 달, 빛과 비단의 상징성을 현대 예술과 연결해 포항의 문화유산이 오늘날 예술과 어떻게 이어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뜻깊은 기회다.
전시는 무료로 진행되며, 포항을 방문하는 시민과 관광객에게 바다와 함께 예술이 전하는 깊은 울림을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시간이 될 것이다. 전시 관람 후에는 귀비고 옥상정원에서 포항 포스코의 경치를 감상하고 반려견과 함께 휴식을 취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