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천 귀애정, 연꽃과 한옥의 고요한 만남

영천 귀애정, 연꽃과 한옥의 고요한 만남
여름이 시작되는 시기, 경상북도 영천시 화남면 귀호리에 위치한 귀애정은 고즈넉한 한옥과 은은한 연꽃 향기가 어우러져 마치 한 폭의 수묵화를 연상시키는 풍경을 자아냅니다. 이곳은 네모난 연못 위에 분홍빛 연꽃이 봉오리를 터트리고, 연못 가운데 자리한 육각정과 정자를 잇는 돌다리가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며 방문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낮 동안 햇살이 연못에 쏟아질 때, 육각정은 겹겹이 들어찬 연잎과 꽃들에 둘러싸여 마치 연못 위에 떠 있는 작은 배처럼 보입니다. 나무 다리를 건너 육각정 마루에 오르면 연꽃과 고택의 세월이 어우러져 시간과 공간을 잊게 만드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합니다.
귀애정은 경상북도 민속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곳으로, 조선 후기 문신이자 학자인 귀애 조극승 선생(1803~1887)을 기리기 위해 그의 동생 조규승이 세운 정자입니다. 조극승 선생은 사간원 사간, 사헌부 집의 등을 역임하고 공조참의를 지냈으며, 말년에는 고향으로 돌아와 후학 양성에 힘썼습니다.
‘귀애(龜厓)’라는 명칭은 ‘거북이가 있는 언덕’이라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마을 입구에 있는 고인돌의 형상이 거북이가 마을 안으로 기어 들어오는 모습과 닮아 마을 이름이 ‘귀호리(龜湖里)’로 불렸으며, 조극승 선생도 이 거북이 기운이 서린 언덕에서 태어나 자신의 호를 귀애라 지었다고 전해집니다.
귀애정은 단순한 건축물이 아니라 학문 탐구와 풍류를 즐기던 장소였습니다. 건물을 사선 방향에서 바라보면 높다란 누마루 기둥과 화려한 팔작지붕, 계자난간의 고풍스러운 멋이 돋보입니다. 본채 옆 돌담 안쪽에는 조극승 선생의 위패를 모신 사당이 자리해 경건하고 엄숙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이 사당은 유교 공간으로서 국가와 문중에서 영구히 제사를 모시도록 허락한 불천위로, 조극승 선생의 학문과 공로를 기리는 뜻깊은 장소입니다. 사당에는 연꽃 봉오리 문양이 입체적으로 조각되어 있는데, 연꽃은 유교에서 세속에 물들지 않는 선비의 정절과 청렴함을 상징합니다. 이는 후손들이 조상을 공경하는 마음을 잘 드러냅니다.
특히 여름철 연꽃이 만개하는 시기에는 고즈넉한 한옥과 육각정, 돌다리가 어우러진 절경을 담기 위해 사진작가와 관광객들이 많이 찾고 있습니다. 오늘날 귀애정과 귀애고택은 창녕 조씨 문중 후손들이 정성껏 관리하며 영천시를 대표하는 한옥 체험 공간이자 문화유산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영천시 관광편의시설업으로 지정된 귀애고택 및 귀애정은 휴식과 치유를 원하는 여행객들에게 한옥 숙박 체험을 제공합니다. 객실은 귀애정 독채를 비롯해 사랑채, 안채, 행랑채 등 다양한 전통 온돌방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숙소 내부는 웅장한 대들보와 서개 골조가 기품 있게 보이며, 방문객들이 편안하게 머물 수 있도록 청결하게 관리되고 있습니다. 다만 숙박 예약은 토요일에만 받고 있습니다.
귀애정으로 들어오는 길목에는 연빨강, 분홍, 보라색의 다양한 베롱나무 꽃들이 방문객을 반기며, 마을 주민과 방문객을 위한 오픈형 쉼터 정자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조용히 자신을 돌아보고 자연과 마주하고 싶은 이들에게 영천의 고즈넉한 고택, 귀애정은 최적의 장소가 될 것입니다.
| 위치 | 경상북도 영천시 화남면 귀호리 |
|---|---|
| 문화재 지정 | 경상북도 민속문화유산 |
| 주요 특징 | 연꽃 연못, 육각정, 돌다리, 고풍스러운 한옥, 사당 |
| 숙박 | 한옥 숙박 체험 가능, 토요일 예약 가능 |
이상은 새영천 알림이단 서경주 기자의 취재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