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양업 신부의 마지막 여정, 진안리 성지

최양업 신부의 마지막 여정, 진안리 성지

경상북도 문경시에 위치한 진안리 성지는 천주교 역사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 조용한 순례지입니다. 이곳은 화려하거나 눈에 띄는 시설이 없지만, 방문객들의 마음을 깊이 울리는 평화로운 공간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최양업 토마스 신부(1821~1861)는 한국 천주교 역사에서 헌신과 순명의 상징적인 인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그는 ‘땀의 순교자’, ‘고행의 사제’, ‘조선 땅의 사목 순례자’라는 별칭으로 불리며, 한국인 최초의 신학생이자 두 번째 사제로서 신앙과 사목에 헌신한 삶을 살았습니다.

진안리 성지는 최양업 신부가 1861년 6월, 한양에 있는 베르뇌 주교에게 사목 보고를 하러 가던 중 문경새재와 이화령 고개의 갈림길인 진안리 오리터 주막에서 병을 얻어 선종한 장소입니다. 당시 그는 약주와 쇠고기를 먹은 후 장티푸스 합병증과 과로로 인해 40세의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이 성지는 바로 그 주막이 있던 터에 조성되어 있습니다.

성지 입구에는 최양업 신부의 선종지에 대한 안내가 설치되어 있으며, 성지 주변에는 ‘십자가의 길’이 조성되어 있어 방문객들이 묵상하며 천천히 걸을 수 있습니다. 또한, 성지 내부에는 야외 제대가 마련되어 있어 작은 기도 모임도 가능하며,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고요한 분위기 속에서 마음을 내려놓고 기도하기에 적합한 공간입니다.

성지 한쪽에는 사제와 함께하는 문경 성지 순례길 안내도 마련되어 있어, 방문객들이 최양업 신부의 삶과 신앙을 되새기며 차분히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을 가질 수 있습니다.

문경의 자연과 역사를 따라 걷는 여행길에 잠시 멈춰 마음을 쉬어갈 수 있는 조용한 성지를 찾는 이들에게 진안리 성지는 추천할 만한 장소입니다.

진안리 성지는 경상북도 문경시 문경읍 진안리에 위치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