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 금천 따라 선비의 정취 만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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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 금천 따라 선비의 정취 만끽

문경 주암정과 경체정, 선비 문화의 숨결

경상북도 문경시는 산세가 빼어나고 맑은 물길이 흐르는 지역으로, 예로부터 선비들의 구곡 문화가 발달한 곳입니다. 특히 가은읍의 선유구곡, 농암면의 쌍용구곡, 문경읍의 화지구곡과 함께 산양면과 산북면에 걸쳐 흐르는 석문구곡과 청대구곡이 대표적입니다. 이 가운데 금천 물길을 따라 자리한 주암정과 경체정은 조용하고 고즈넉한 풍경으로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물 위에 떠 있는 바위 배, 주암정

주암정은 경북 문경시 산북면 서중리에 위치해 있으며, 석문구곡과 청대구곡의 제2곡에 해당합니다. 이곳은 자연 바위가 마치 강물을 뚫고 나아가는 거대한 배 모양을 하고 있어 방문객들의 감탄을 자아냅니다. 바위 위에 정자가 얹혀 있는 독특한 건축미를 자랑하는 주암정은 조선시대 유학자 주암 채익하 선생을 기리기 위해 1944년 후손들이 세운 정자입니다. 전통적인 남향 대신 북서향으로 지어져 바위와 정자가 하나가 된 모습을 보여줍니다.

한때 큰 홍수로 인해 금천 강물의 물길이 바뀌면서 정자 앞이 논밭으로 변해 '물 잃은 배'가 되었으나, 채익하 선생의 10세 종손 채훈식 옹이 1977년부터 연못을 파서 물길을 되찾았습니다. 여름이면 연못에는 연분홍 연꽃이 피고, 담장에는 주황빛 능소화가 흐드러져 아름다운 풍경을 연출합니다. 정자 마루에는 방문객을 위한 따뜻한 차 한 잔을 권하는 글귀가 적혀 있어, 누구나 편안히 머물 수 있는 공간입니다.

맑은 금천과 북두칠성, 경체정

경체정은 문경시 산양면 현리에 자리하며, 주암정과 금천 물길을 사이에 두고 마주 보고 있습니다. 1935년 인천채씨 후손들이 할아버지 7형제의 우애를 기리기 위해 세운 2층 누각 형태의 정자로, 1971년 현재의 금천변 너럭바위 위로 옮겨졌습니다. 이름 '경체'는 『시경』에서 따온 말로, 덕 높은 성현과 형제간의 우애를 상징합니다.

경체정 마루에 앉으면 맑은 금천의 물결과 문경의 푸른 하늘이 한눈에 들어오며, 맞은편 주암정도 조망할 수 있습니다. 정자 아래 화강암 너럭바위에는 옛 선조들이 새긴 성혈과 북두칠성 모양이 남아 있어 옛 기복신앙의 흔적을 엿볼 수 있습니다. 강물 소리와 백로의 모습이 어우러져 방문객들에게 힐링의 시간을 선사합니다.

문경 금천변 정자에서 만나는 여유와 쉼

주암정과 경체정은 비단 같은 금천 물길을 사이에 두고 오랜 세월 서로를 마주하며 선조들의 깊은 우애와 후손들의 정성이 깃든 공간입니다. 무더운 여름,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조용한 여백과 온전한 쉼을 원한다면 문경 금천변의 이 두 정자를 찾아 고즈넉한 감성 여행을 즐겨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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