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사방기념공원, 산림녹화 역사를 걷다

포항 사방기념공원에서 만나는 산림녹화의 역사
오늘날 대한민국의 푸른 산과 숲은 처음부터 주어진 자연의 선물이 아닙니다. 6·25전쟁 이후 국토 곳곳은 심각한 산림 훼손으로 인해 산사태와 토사 유실 같은 재해에 자주 노출되었습니다. 이에 정부와 국민은 황폐해진 국토를 되살리기 위해 산림녹화사업에 힘을 모았고, 그 중심에는 사방사업이 있었습니다.
사방사업은 산사태와 토사 유실을 막고 하천 범람을 예방하기 위해 황폐한 산지에 나무를 심고 계단식 시설과 사방시설을 설치하는 국토 복구사업입니다. 1973년부터 시작된 제1차 치산녹화 10개년 계획에 따라 전국적으로 산림녹화가 추진되었으며, 포항 영일만 일대에서도 대규모 사방사업이 진행되었습니다.
포항시 북구 흥해읍에 위치한 사방기념공원은 이 역사적 현장을 간직한 곳입니다. 영일지구 사방사업은 1973년부터 1977년까지 5년간 진행되었으며, 당시 황폐했던 4,538헥타르의 산지에 특수사방이 실시되었습니다. 총사업비 38억 2,800만 원과 연인원 약 360만 명이 투입된 이 사업은 황폐한 산지를 울창한 숲으로 변화시킨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사방기념공원은 2007년 11월 7일 개장하였으며, 약 18만7,500㎡의 부지에 사방기념관, 야외사방 전시장, 사방사업 디오라마 등이 조성되어 있습니다. 또한 박정희 대통령 현장 순시 기념비와 포항 영일 사방 준공비 등 다양한 기념시설도 만날 수 있습니다. 전시관에서는 사방사업과 산림녹화의 역사, 당시 사용된 기술과 자료를 통해 우리 국토가 어떻게 푸른 숲으로 변화했는지 살펴볼 수 있습니다.
2025년 4월 10일, 대한민국의 산림녹화기록물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되면서 사방기념공원의 역사적 의미는 더욱 커졌습니다. 이 기록물은 전쟁 이후 황폐해진 국토를 복구하기 위해 정부와 국민이 함께 추진한 산림녹화 전 과정을 담은 9,619건의 기록물로, 법령, 공문서, 사진, 필름, 교육자료 등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특히 1973년부터 1977년까지 진행된 포항 영일만 복구 모습을 담은 사진도 주요 기록으로 포함되어 있습니다.
세계기록유산 등재는 포항 영일만 사방사업이 단순한 지역 산림복구를 넘어 대한민국 산림녹화 역사를 보여주는 중요한 현장임을 세계적으로 인정받았다는 뜻입니다. 황폐한 국토를 다시 숲으로 되살린 경험은 오늘날 기후변화, 사막화, 생태계 복원 등 전 세계가 직면한 환경 문제 해결에 참고할 만한 의미 있는 사례입니다.
사방기념공원은 역사적 가치뿐 아니라 아름다운 자연경관도 즐길 수 있는 공간입니다. 산책로와 계단길을 따라 걷다 보면 동해의 푸른 바다와 시원한 바닷바람을 만날 수 있으며, 공원 정상부 묵은봉에 오르면 탁 트인 바다와 하늘이 펼쳐져 걷는 수고를 잊게 합니다.
이곳은 드라마 촬영지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드라마 속 홍반장의 할아버지 배 ‘순임’이 놓여 있던 언덕이 바로 사방기념공원입니다. 많은 방문객이 드라마 속 인상적인 풍경을 직접 보기 위해 찾지만, 사방기념공원의 진정한 가치는 아름다운 풍경 뒤에 숨겨진 역사에 있습니다.
한때 나무 한 그루 찾기 어려웠던 황폐한 산이 오늘날 푸른 숲으로 변한 것은 수많은 사람의 땀과 노력, 그리고 오랜 시간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사방기념공원은 그 과정을 기록하고 기억하는 공간입니다.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산림녹화기록물과 함께 포항 영일만 산림복구 역사를 직접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특별한 의미를 지닙니다.
사방기념공원을 걷는 것은 단순한 산책이나 관광을 넘어 대한민국 산림녹화 역사를 따라 걷는 일입니다. 푸른 숲과 동해의 아름다운 풍경을 바라보며 우리가 누리는 자연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생각해 보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과거의 기록과 오늘의 숲이 함께 살아 있는 포항 사방기념공원에서 국토를 되살린 사람들의 노력과 숲의 소중한 가치를 만나보시기 바랍니다.
사방기념공원 위치
경상북도 포항시 북구 흥해읍 해안로 18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