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주 명주박물관에서 만나는 전통의 숨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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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주 명주박물관에서 만나는 전통의 숨결

상주 명주박물관에서 만나는 전통의 숨결

경상북도 상주시 함창읍에 위치한 명주박물관은 전통 누에와 명주 제작 과정을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방문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고 있다. 박물관 입구에는 누에 조형물이 양쪽에서 뽕잎을 향해 다가가는 모습으로 꾸며져 있어, 전통 명주의 시작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전시 코너는 ‘누에의 한살이’로, 알에서 깨어난 누에가 뽕잎을 먹으며 성장해 하얀 고치를 만드는 과정을 일러스트와 사진으로 상세히 설명한다. 이 고치는 명주의 원료가 되며, 실제로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경이로운 과정이다.

누에고치는 고무레(감개틀), 베틀, 염색, 봉제의 단계를 거쳐 완성된 옷으로 재탄생한다. 박물관에서는 도구 전시와 함께 직조 체험 코너를 마련해 방문객들이 직접 명주를 짜는 느낌을 경험할 수 있다. 특히 고무래 장치는 직접 돌려볼 수 있어 어린이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함창에서 생산된 명주 천은 전통복식으로 염색되고 봉제되어 왕비의 친잠례복, 색동 이불, 수저집, 안경집 등 다양한 생활소품으로 재탄생한다. 부엉이 모양의 수저집은 색동천 조각을 이어 만든 모습으로, 옛 할머니 댁의 손바느질을 떠올리게 하는 정겨움을 전한다.

또한, ‘누에고치 몇 개면 옷 한 벌이 나올까?’라는 체험 코너에서는 타이 한 개에 약 60개, 블라우스 한 벌에 150~200개, 남자 셔츠 한 벌에 200개, 한복 한 벌에는 300개 이상의 누에고치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실제 누에고치와 함께 시각적으로 비교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옷 한 벌에 담긴 생명과 정성의 깊이를 느낄 수 있다.

명주박물관은 단순한 섬유 전시관을 넘어 역사적 맥락을 함께 전달한다. 고대 중국 신화 속 누조 이야기, 실크로드를 따라 동서양으로 퍼진 명주의 흔적, 조선시대 왕비가 직접 누에를 키우던 친잠례 문화까지, 명주 한 올 한 올에 담긴 세계와 이야기를 천천히 풀어낸다.

조용하고 깔끔한 전시 공간은 더운 날씨에도 쾌적하며, 체험과 전시, 역사 콘텐츠가 균형 있게 구성되어 있어 아이와 함께 방문해도, 혼자 방문해도 편안한 분위기를 제공한다. 명주라는 전통을 깊이 배우고자 하는 이들에게는 숨은 명소로 추천할 만하다.

“옷이란, 기억을 입는 일이다.” 명주 한 올 속에 담긴 시간과 정성, 그 결을 따라 걷는 여정이 바로 이곳 명주박물관에서 시작된다. 전통에 관심 있는 방문객들은 이곳에서 하루를 천천히 머물며 실과 옷의 역사에 귀 기울여 보는 뜻깊은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명주박물관 위치: 경상북도 상주시 함창읍 교촌리 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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